조계사 미얀마 성지 순례단이 지난 20일 미얀마 양곤 동쪽 외곽 빈민가 밀집지역에 위치한 쉐와인 초ㆍ중학교를 방문해 화장실 준공식과 후원물품 전달식을 가졌다.
서울 조계사(주지 토진스님)는 불교신문(사장 수불스님)과 공동으로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6박7일 일정으로 동남아시아 불교국가인 미얀마 일원에서 성지순례를 진행했다.

특히 조계사는 ‘동체대비, 자리이타 정신을 실천하는 행복순례’를 주제로 떠난 이번 순례를 통해 미얀마 현지 초중학교에 화장실을 준공하고 어린이들에게 학용품을 전달하는 등 종단 나눔결사의 영역을 해외로 확장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국제구호활동을 통해 한국불교의 위상을 한껏 드높인 자비실천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전 국민의 90%가 불교신자인 동남아 대표적인 불교국가 미얀마. 우리에겐 ‘버마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영국 식민지, 군정의 공포정치 등 가슴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여전히 정치상황이 복잡하지만 미얀마에 평화로움이 한껏 깃들어 있는 것은 수천 년을 이어온 그들을 지탱해온 불심(佛心)이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1988년 이후 군사 정부 체제로 외국인에게 개방되지 않은 미지의 나라다. 하지만 군사 독재 이후, 왕정 시대의 화려함은 사라지고 세계 빈국의 하나가 된 상태다. 특히 어린이들의 교육, 생활환경은 여느 동남아시아 빈국과 다르지 않다.

이에 조계사는 불교계 국제구호단체인 사단법인 로터스월드와 지난 5월21일 경내 대웅전에서 ‘나눔ㆍ실천도량 선포식’을 열고 현지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초등학교와 고아원에 화장실을 새로 지어주는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과 불교신문 주간 장적스님을 비롯해 조계사 신도회 임원, 종무원 등 20여 명이 동참한 이번 순례에서는 화장실 개선사업의 구체적인 결과물을 재확인했다.

순례 일정 마지막 날인 20일 순례단은 양곤 동쪽 외곽 빈민가 밀집지역에 위치한 쉐와인 초ㆍ중학교를 방문해 화장실 준공식과 후원물품 전달식을 가졌다.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은 이 자리에서 “한국전쟁 이후 한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 미얀마에서 도움을 줬던 만큼 이제야 그 빚은 조금이나마 갚게 됐다”면서 “앞으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미얀마 국익을 이끌 인재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킹마뾴 쉐와인 초ㆍ중학교장은 “조계사와 한국불자들의 후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평소 배앓이를 하는 어린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11월20일 조계사 성지순례단이 쉐와인 초중학교에 준공한 화장실을 둘러보고 있다.
지역 사찰이 운영하고 있는 이곳에는 초등학생 210명, 중학생 150명이 공부를 하고 있다. 스님들이 직접 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예비승려를 배출하는 교육기관이다. 이날 완공식을 통해 외부에 선보인 화장실은 정화조 매립방식의 4칸짜리 수세식으로 500여 만원의 공사비가 소요됐다. 조계사는 지난 7월 미얀마 양곤 다곤지역에 위치한 찬따아잉 보육원에 이어 두 번째로 화장실을 준공하게 됐다.

불교신문 주간 장적스님은 “미얀마에서는 열악한 화장실로부터 발생하는 각종 질병으로 매년 1만여 명의 아동들이 사망하고 있다”면서 “이곳에서도 재학생 대부분이 화장실이 아닌 학교 인근 풀숲에서 용변을 해결해왔던 만큼 앞으로는 수세식 화장실이 들어서 학생들의 위생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1월20일 쉐와인 초ㆍ중학교를 방문한 조계사 성지순례단이 미얀마 어린이들에게 후원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순례단은 화장실 준공과 함께 이날 어린이들에게 학용품과 옷, 생필품 등 후원물품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눴다. 황순희 조계사 보현법회장은 “고사리손을 모아 합장하는 어린이들을 보니 너무 귀엽고 대견스러웠다”면서 “깨끗한 화장실에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계사는 앞으로 미얀마 현지에 국제구호를 위한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불교계와 왕성한 교류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얀마 화장실 개선사업의 실무를 담당한 로터스월드 캄보디아아동센터 원장 효진스님은 “조계사의 화장실 개선사업이 현지에 소문이 나면서 각 학교에서 화장실 신축 요청이 쇄도하는 등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지원 영역을 확장해야 하는 만큼 한국 사부대중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