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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의 큰 별, 대한민국의 큰 해가 사바중생의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떨어지셨습니다.
우리 지관스님은 자운큰스님, 성철큰스님, 향곡큰스님, 운허큰스님, 영암큰스님 등 종단의 어른스님들이 한국불교의 동량(棟梁)이 되기를 발원한 분이셨습니다. 평생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올곧게 살다 가신 스님의 위의(威儀)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스님께서는 일분일초도 당신의 시간을 갖지 않고, 오로지 부처님 일을 하셨습니다. 스님을 모시고 해인사에서 정진할 당시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강주 소임을 보시던 스님께서는 늦은 저녁 대중이 아무도 없을 때 손수 화장실을 소지(掃地)하셨습니다. 우연히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또한 조석 예불에 한번 빠지지 않으셨고, 울력에도 솔선수범하시며 대중과 더불어 사셨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 같은 스님의 모습을 보며 ‘본받아 열심히 수행해야 겠구나’라는 다짐을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매년 한차례 보살계 법문을 설하기 위해 부산 감로사에서 닷새 정도 머무셨습니다. 법문을 마치면 스님은 차담을 뒤로하고 매일 저녁 늦은 시간까지 원고를 정리하셨습니다. “스님 쉬어가면서 하세요”라고 말씀드리면 “이것이 쉬는 것이요”라며 원고지를 놓지 않으셨습니다.
또 한 번은 오셔서 ‘가산대사림’을 만들겠다는 뜻을 비치셨습니다. “스님 그 책을 만들려면 얼마나 걸립니까” “정상적으로 하면 15년 걸리고, 지체되면 18 년은 걸릴 것 같네” 깜짝 놀란 제가 “하지 마세요”라고 만류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대사림’을 만들기 위해 지난 10년간 준비를 해 왔소. 앞으로 인연이 있으면 다 할 것이니 걱정 마소.” “그래도 하지 마세요”라고 청했습니다.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스님은 “금생에 다 못 만들면 내생에 와서 만들면 되지 않나” 세 번을 만류했지만 “안 되면 내생에 가서 하면 된다”는 말씀에 원력의 지중함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삼배를 올리며 말씀 드렸습니다. “스님,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대사림’을 회향하실 때까지 힘을 보태겠습니다.”
지관 큰스님께서는 평생 후학을 양성하고, 불교를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국가와 사회 발전에도 큰 공헌을 하셨습니다. 철두철미한 신심을 근간으로 부처님 사상에 입각해 수행정진하며 사신 어른입니다.
스님. 지관 큰스님.
이제 사바와의 인연을 다하고 법계로 떠나십니다.
올해로 스님과 인연을 맺은지 6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자운큰스님께서는 먹을 것 줄이고, 입을 것 아끼며 스님께 정성을 쏟으셨습니다. 크고 깊은 은사스님의 은혜를 스님께서는 다 갚으셨습니다. 오탁악세(汚濁惡世) 어려운 세상에 출현하시어 평생 광도중생(廣度衆生)하셨으니 터럭만큼의 아쉬움이 있으시겠습니까.
사바세계에 태어나 올 곧은 생각과 실천으로 부처님 일을 잘 마치시고 일대사 인연을 놓으니, 큰스님의 삶을 후학들은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부디 극락세계에서 자운 큰스님 반갑게 만나시고, 법의 말씀 나누시다, 너무 오래 머물지는 마시고 다시 사바세계로 오셔서 못 다한 일 마치시고, 중생제도 남김없이 하시옵소서.
저도 스님 따라 인연 따라 살다 따라가겠습니다.
새해 첫 달 초이틀 경국사에서
혜총 분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