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식, 추선(천도)작법의 한글화 추진을 위한 연찬회가 열렸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혜총스님)은 지난 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불교 상장의례 한글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포교종책연찬회를 개최했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포교종책연찬회.
기존에 발표된 의식집과 차이점은 △‘천도다비’를 ‘다비추선’으로 개정 △다비의례의 차서를 정리보완 △다비의례를 일차에 맞게 분과 △‘착정(얼굴을 단장함)’항목을 신설 △운곡에 맞도록 윤문한 것이다.
특히 의례명 개정은 가장 큰 변화다. ‘천도다비’를 ‘다비추선’으로 개정한 것은 다비가 선행되고 이후 ‘추선/천도’가 행해지는 순서를 반영한 것이다.
법상스님은 “‘천도’를 ‘추선’으로 바꾼 까닭은 천도재라는 용어가 불교적 요소보다 무속적 의미가 적지 않게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며 “망자와 산 자의 복을 비는 선행공양을 총칭하는 전통용어로 ‘추선공양’을 되살렸다”고 말했다.
한글화 과정에서 길어진 의문을 간결하게 정리했다. 종래 7언1구를 과감하게 44자 22음보 번역을 택한 것이다. 수식어가 발달한 한문의 특성을 고집하기보다 뜻 중심으로 핵심 술어 번역에 집중한 것이다.
법상스님은 “경전의 한글화 못지않게 의례의 한글화가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비의례는 불자가 아닌 이들도 직간접적으로 불교를 만날 수 있는 장이며 포교의 장”이라며 “부족하더라도 의견을 모으고 뜻을 합해 한글의식을 정착하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스님은 “경전과 의식문은 머리로 부처님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껴 부처님 마음에 다가가야 하는 것”이라며 “가슴으로 느끼는 데는 의미와 함께 수사와 율격과 같은 형식적 장치가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전과 의식문을 한글로 바꿔 한국인 정서와 호흡에 맞는 수사와 율격을 부여했다”며 “다비문구에 생명을 더하고 현장성을 살리며 살아남은 자에게도 인생의 의미를 깨칠 수 있는 계기를 심어주는 한글의식문이 될 수 있도록 의견을 더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천도’ 대신 ‘추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장 미등스님은 “의례에 사용되는 용어는 의례의 의미와 성격, 범주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천도재 대신 ‘추선’이란 용어를 채택하는 이유가 무속적 의미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무속에서 불교영어를 차용한 것인지 아닌 지에 대한 검토가 없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글의례를 시연하는 모습.
김호성 동국대 교수는 “불가의 다비나 천도의례는 제사를 지내면서 공덕을 쌓고 이 공덕을 회향하는 개념인데 ‘추선’이라는 말이 그 의미를 다 담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 재고가 필요하다”며 “천도라는 말을 사용하기 어렵다면 상장례 의식이 정토사상의 극락왕생에서 비롯된 것을 차용해 ‘다비왕생의례집’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연찬회에서는 이성운 표준법요집 연구위원이 ‘다비 추선작법의 구조와 특징’에 대해 발표했으며, 중앙대 객원교수 정각스님과 월정사 성보박물관 학예실장 태경스님이 토론했다. 또 주제발표 앞서 행자교육원 교수 정오스님과 어산작법학교 교수 법안스님이 참석해 한글화된 오방불례와 염습의례를 직접 시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