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대종사여. 한국불교계에 민족과 민중의 자존을 남기신 선각자인 지관대종사를 후학인 진관은 잊을 수 없습니다. 1980년 이후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이래 조계종의 위상을 높임과 동시에 당당함은 너무도 큰 어른이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이라는 종명을 획득하기 위해 수많은 선각자들이 저항했던 정신을 바르게 실천한 대종사였습니다.

지난 시기에 지관대종사를 친견한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한국불교의 정통성을 회복하기 위한 불교정화운동을 종결하고, 1967년 해인총림을 선언한 후 해인총림 비구계단을 설치해 정통성을 지켜낸 자운대종사의 후학으로 승가의 정법을 실천하려고 했던 의지를 보여준 스승으로 섬겨 왔습니다.

지관대종사의 마음은 봄날 진달래꽃처럼 포근하고 해맑은 미소를 보이지만 실로 동짓달 차가운 밤에 달빛처럼 찬 그러한 품성이 있었는데, 그러나 친한 벗을 만나면 다정하고 포근한 고향 같은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지관대종사의 복덕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마음이 없었으면 그 험난한 세월, 수행자로서의 일평생을 가야산 산문에 남아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관대종사는 2005년 대한불교조계종 32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됐습니다. 총무원장 소임을 철저히 수행했고, 조계종이라는 종풍을 당당하게 보여주며, 고통 받는 한국 민중들과 함께 했습니다.

평생 보여주신 지관대종사의 수행과

자비의 덕목은 우리가 실천해야 할 화두

인간세상 떠났지만 그의 정신은 영원히

한국불교사에 남을 것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소임을 수행할 때, 10년의 민주화를 무력하게 하고 국민을 무시하고 국가의 통치를 반통일적인 친미주의 반민족성을 부각하던 시기에, 그동안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린 민주화를 무력화하였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저항운동을 수행했습니다.

지관 대종사를 역사에 기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조국의 분단에 대한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인민들에게 불교의 모습을 보여준 당당함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또한 <가산불교대사림> 편찬은 팔만대장경 같은 한국불교계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국대 교수 시절 학문의 기틀을 제시해줘, 오늘에는 학승으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고, 총무원장 시절 중앙승가대에서는 장학승으로 인정해주었기에 박사학위를 받고 그 소식을 전하려고 하던 날 대종사께서는 세연을 다하시고 말았습니다. 인간 세상에서의 인연을 영혼의 만남으로, 이별이라는 인연의 이름은 너무도 가슴이 아파 말을 다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 민족의 스승이고 우리 불교의 스승인 대종사는 이승을 떠났지만 그 정신은 우리 민족사에 민족의 스승이며 지도자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총무원장 시절 서울시청 앞의 범불교대회는 역사적인 저항의 기록이었습니다. 그날 우리는 조선 시대 자주권을 잃어버린 과거의 역사를 회복하는 자존이었습니다.

우리 불교계는 유생들에게 자존의 권력을 빼앗긴 스승들을 사면복권해야 합니다. 나옹스님, 허응보우스님, 환성지안스님 등의 역사적인 저항 운동을 단절하지 말고 그 정신을 전승하여 당당한 민족사에 남도록 해야 합니다. 남아있는 우리 후학들이 그 뜻을 이어 받아 문수보살과 같은 서원을 세워야 합니다.

가슴 속 깊이에 담아두고 설산에서의 수행자 같은 정신을 전승하게 해야 합니다. 지관대종사가 보여주었던 평생의 수행, 그 자비의 덕목은 우리가 실천해야 할 화두이기도 합니다. 지관대종사는 인간 세상을 떠났지만 정신은 영원히 한국불교사에 남을 것입니다. 

[불교신문 2793호/ 2월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