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살속을 파고 든다. 부대 안에 법당이 있다 보니 작게는 하루 한번, 많게는 두세번 위병소를 지나 법당으로 가야 한다. 부대에서 나올 때는 꼭 초코파이 한 상자를 위병 근무병들에게 건네준다. 규정상 안되지만 추운데 고생한다싶어 살짝 건넨다.

초코파이를 받는 병사의 입이 귀에 걸리도록 환하게 웃는다. 참으로 그 미소는 불가사의한 것 같다. 초코파이의 힘을 참으로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마법같은 환한 미소에 나는 걸려든다. 그래서 나는 즐겁다. 나무 초코파이 보살!

꽤 오랜 시간을 병사들과 보냈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새삼스럽다. 그 날이 그 날이 아니고, 매일이 새로운 날인 것이다. 계급도 모르는 상태에서 특별히 포교라는 생각으로 군법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요즘은 군포교의 중요성을 갈수록 심각하게 느끼게 된다. 굳이 타종교와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위병소를 지나면서 건네는

초코파이에 환하게 웃는 병사

군포교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반성해야

부처님께 죄송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나의 무능함이 들통나기 때문이랄까. <아함경> 31권 874 삼종자경을 보면 닮아난 아들, 치난 아들, 내리난 아들이 있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닮아난 아들은 부모님의 유훈을 받들어 현상유지를 하였고, 치난 아들은 유훈을 받들어 성공하여 부모님을 기쁘게 하였고, 내리난 아들은 유훈을 받들지고, 현상유지도 못해 부모님을 근심케 했다.

군포교는 밖으로 나타낼 수 없는 특성이 있다. 그 속에서는 소리없이 치열한 종교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부족한 표현은 아닐성 싶다. 요즘은 원불교까지 군교무가 배출돼 3파전이 4파전으로 변했다. 부모님이 불교를 믿지만, 원불교와 불교의 차이점을 잘 모르는 병사들은 조계종으로 알고 통닭 먹으러 갔다 눌러 앉아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스님들 뿐 아니라, 재가자들도 집안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알게해 불자가정을 이루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 불자들은 마음이 넓다. 그러나 자기 것을 지키지도 못하고, 무조건 넓어 다 키워놓고 타종교로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참으로 지혜롭지 못한 일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좀더 나은 법회를 위해 애쓰는 군법사들이 있다. 그러나 법사들이 미처 가지 못하는 군법당에서는 그 흔한 초코파이 하나도 먹지 못하고 법회를 보는 곳도 많다. 미래의 훌륭한 젊은 불자들이 그냥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스님들은 다 어디 계시는가. 재가불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 부처님의 가르침이 천년을 넘게 이 땅 구석구석에 배어있어 불교 국가라해도 될 정도였던 불교가, 어디를 가도 부처님의 숨결을 느낄수 있게 조사 스님들이 일궈놓은 이 땅에서 지금 우리가 휘청거리고 있는 것 같다. 나만의 기우일까.

과연 우리는 세 종류의 자식 중 어느 자식에 속하는지, 부처님의 은혜를 갚기 위해 얼마나 수행하고 있는지 각각의 마음에 물어야 할 것이다.

오늘도 위병소를 지날 때면 초코파이를 건네며, 불자건, 타종교건 상관없이 젊은 병사들에게 불교의 마음을 전한다.

[불교신문 2793호/ 2월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