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를 통한 한국불교문화 해외 전파 경로를 현지조사하고 있는 고려대 조사단이 특별허가를 받아 지난 17일 누란고성의 험로를 지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조사단
“실크로드에서 한국문화의 원류를 찾아 문화소통로를 개척한다.” 그간 미술사적 자료 토대 구축이 주안점이었던 실크로드 연구에 대해 ‘한류 족적 발굴’이란 새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정산스님(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경국사 주지)은 서역각국에 관한 연표, 지역에 관한 기록, 중국 측 지명과의 대조 등 종합 상황실의 연구지도교수이다.

단편적 자료.사료를 퍼즐처럼 맞춰 한국문화의 잔흔을 찾아내는 작업이 한국을 넘어 중국 우르무치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지난 10일 현지조사를 시작했다. 20일간 진행되는 조사는 실크로드 인근 사막에서 사라진 제국들에 대해 직접 조사와 자료분석 등 종합적 접근방법으로 한국문화의 전파 흔적을 찾아가기 위해 11명의 조사단이 현지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단은 중국 우루무치 투루판의 베네크릭 천불동을 시작으로 교하고성 인근의 아얼호 천불동, 슨금구석굴, 토욕구석굴, 바이시하얼 천불동 등을 정밀 조사하고, 특별 허가 지역인 잉판의 누란고성과 미란고성에 대한 전면 현지조사를 최초로 병행한다. 조사에는 특별 차량을 이용 약 1000km를 이동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특히 민풍 사막 지대의 니야 유적지는 차량 이동이 어려워 조사단이 낙타를 이용해 3일간 야영하며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어 조사단은 사막에 묻힌 라와크 불교사원 유적지 답사와 서역 남로의 요충지였던 호탄 지역과 카스까지 조사하고, 공동 연구기관인 섬서사범대학에서 공동 연찬을 통해 조사 분석을 진행한다.

한국불교문화 원천자료 수집·통합DB 구축

20일간 실크로드 현지 탐방·사료 조사 개시

연구책임자인 고려대 박대재 교수(한국사학과)는 “고대.중세시대 한국전통불교문화 형성기에 우리문화를 중국 파키스탄 서역 등 해외로 전파한 유적 및 자료 조사.발굴”이 목적이라며, “한국전통불교문화의 원천자료 수집 후 통합적 DB를 구축해 실크로드와 불교라는 공유점을 근거로 동.서.남아시아시아권의 문화.민간교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지난 11일 밝혔다.

고려대 한국사연구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지난 3월 출범한 이 연구사업은 현지조사 이외 문헌조사도 병행된다. 일차 조사는 올해 내 완결되는 법현의 <법현전(法顯傳)>으로, 현장(玄奘)의 <대당서역기>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등과 함께 기존 번역의 오류 찾기와 주석 작업이 집중된다.

이를 위해 <고승전(高僧傳)> <속고승전(續高僧傳)> <고금역경도기(古今譯經圖紀)> <출삼장기집(出三藏記集)>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등의 승전 및 목록류와 중국의 사서류 안 기록된 <서역전(西域傳)> 등이 당시 서역의 각 국가와의 정밀 확인 절차에 들어가 교류의 족적을 재구성한다.

이런 기초 작업들은 오는 10월12일부터 2일간 고려대에서 학술세미나를 통해 중간점검 과정을 거치고, 다시 현장 조사보고서와 문헌 연구 성과물들을 재구성해 오는 12월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중국 성서대 왕신 교수. 사진제공=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조사단
이중 주목받는 연구는 중국의 역경자(譯經者)들이 어떤 경전을 언제 번역하였는지에 관한 고찰 등을 통해 실크로드 불교의 면모를 재확인하는 과정이다. 서역에 대한 최초의 종합 탐험 발굴 조사자인 영국의 오럴 스타인(Aurel Stein)의 보고서 <Serindea><Ancient Khotan> 및 프랑스의 폴 펠리오(Paul Pelliot), 러시아의 올덴버그(S. Oldenburg), 독일의 알버트 그린베델(Albert Grunwedel), 일본의 오타니(大谷) 탐험대 등의 보고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호 검증되는 과정을 거친다.

참여학자들은 고려대 한국사학과의 최덕수 정태헌 이진한 강제훈 허은 교수 등 5명과, 중앙승가대 임상희, 동국대 문무왕, 금강대 석길암.한지연 교수, 인제대 조윤대(역사고고학과) 고려대 박윤진 교수(한국사연구소) 등이 참여한다.

현지조사를 위한 출국에 앞서 연구총괄 책임자인 정산스님은 이번 조사연구에서 <법현전(法顯傳)> 기록에 의한 새 사료 확인에 비중을 둔다고 밝혔다.

스님은 “법현은 인도로 갈 때 사막과 산이 있었고, 귀국길에는 실론에서 2년 정도 머무른 뒤 중국으로 항해에 올라 사나운 폭풍에 밀려 자바섬에 표착했으나 배를 구해 다시 중국 광둥으로 향했지만 다시 폭풍우에 떠밀려 산둥반도(山東半島)의 한 항구에 닿아 200일 항해 후 학문적 과업을 다시 시작해 인도에서 가져온 불경들을 한문으로 번역했다”면서 “이러한 초기 기행문을 통해 일차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현재 지명과의 대조 작업을 실시해 동아시아 한국불교의 본원을 밝히는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될 것”이라고 지난 11일 말했다.

법현은 중앙아시아를 가로질러 402년 서북 인도에 도착하고 동인도 등을 거쳐 파탈리푸트라에서 스님들과 대론(對論)을 하고 산스크리트 불경을 함께 공부하고 대중부(大衆部, Mah쮄san.ghika)의 율장(律藏)을 필사했다.

정산스님은 “우즈베키스탄의 함자대학, 중국의 서북민족연구중심 및 실크로드연구중심, 북경대학교 종교연구소 및 신장 지역의 여타 연구소와 연결을 통해 중국지역의 실크로드 관련 유관단체와의 교류 확대도 실시중”이라고 밝혔다.

[불교신문 2836호/ 7월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