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에는 일반 사찰과 달리 대웅전 같은 전각이 없고 유치원 건물만 있는 특이한 사찰이 있습니다.
바로 법왕사 코끼리 유치원인데요.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져 사립유치원이 속속 문을 닫는 상황에서도 원생 모집을 걱정하지 않는 곳입니다.
왁자지껄 아이들 웃음소리가 건물 가득 울려 퍼집니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며 꿈을 키우는 이곳은 '법왕사'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불교의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이 특이한 사찰에서 불교와 관련된 시설은 유치원 건물 3층에 자리한 법당뿐,
이마저도 유치원 교육 공간이 넉넉지 않아 아이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뛰어노는 체육활동 공간으로 활용됩니다.
법왕사 회주 계성스님은 "처음부터 절을 지은 게 아니고 유치원을 먼저 지었다"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계성스님 / 강화 법왕사 회주·코끼리 유치원 이사장] : "유치원 먼저 지은 거지 유치원 먼저...신도님들이 왜 우리(불교)는 유치원도 하나도 없느냐 그래서 뭐 하나 지으면 되지. 그 당시 전등사 재무하고 있을 때...그냥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한 겁니다."
군법사 전역 후, 강화에 머물 당시 평생 포교를 하겠다는 원력을 세운 계성스님,
마침 이웃종교는 유치원 설립에 적극적인데 불교 유치원은 없냐는 신도들의 핀잔에 유치원 설립과 운영에 직접 뛰어든지 어언 34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스님은 코끼리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종교를 강요하지도, 불교 색채를 내세우지 않는 걸 유일한 교육 방침으로 삼았습니다.
때문에 저출산 영향으로 웬만한 도시의 유치원도 원생 모집이 쉽지 않은 가운데, 코끼리 유치원은 추첨 입학할 만큼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계성스님 / 강화 법왕사 회주·코끼리 유치원 이사장] : "우리 유치원은 몇 명 안 뽑으니까 추첨도 해야 하는 강화에서는 유명한, 누구나 보내고 싶어 하는 유치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기독교인도 오고 천주교인도 오고 많이 와요. 유치원 좋으면 누구든지 거기 보내야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오는 데니까 여기는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30년이 넘다 보니 어른이 된 졸업생들이 다시 자신의 자녀를 보내기도 하고, 유치원 교사가 돼 돌아온 졸업생도 있습니다.
틈틈이 여유가 생길 때마다 불사하고, 시설을 증축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중생 제도에 대한 간절함으로 버텨왔습니다.
특히, 불교 유치원은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라는 초발심이 있었기에 스님은 지금까지도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곁에서 묵묵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계성스님 / 강화 법왕사 회주·코끼리 유치원 이사장] : "세상 태어난 건 포교를 위해서 태어났다...그냥 해야 하는 일이니까 내가 해야 할 일은 이 일 밖에 없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즐겁게, 즐거운 마음으로 포교 일선에서 뛰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법왕사 품에 안긴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한 뼘 한 뼘 성장할수록, 마음의 불성과 불심도 눈에 띄게 자라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