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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 산문 넘어 일상의 식탁으로…봉녕사 ‘사찰음식대향연’...진상스님(11기)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26-10-12 12:56
조회 : 1  

16회째 맞은 축제…경연·비빔밥·실습특강 다채
청정·유연·여법 되새기며 사찰음식 가치 확산
탁발순례·선명상으로 나눔과 수행 의미도 전해

봉녕사 스님들이 10월4일 '스님들의 탁별순례'에서 대적광전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신도들이 스님들 발우에 공양물을 넣고 있다. 
봉녕사 스님들이 10월9일 '스님들의 탁별순례'에서 대적광전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신도들이 스님들 발우에 공양물을 넣고 있다. 

수행식이자 건강식인 사찰음식이 산문을 넘어 일상의 식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한국불교 대표 비구니 수행도량인 수원 봉녕사가 올해 16회째를 맞은 ‘사찰음식대향연’을 통해 전통 사찰음식의 가치와 생활 속 확장 가능성을 선보였다.

봉녕사(주지 진상스님)는 10월 9일부터 10일까지 경내 일원에서 ‘제16차 봉녕사 사찰음식대향연’을 열고 있다. 2009년 전통 사찰음식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행사는 해를 거듭하며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사찰음식의 가치를 국내는 물론 세계에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축제 첫날인 9일 봉녕사 도량 곳곳은 사찰음식을 보고, 맛보고, 직접 만들어보려는 관람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사찰음식 경연대회와 전시, 화합을 상징하는 비빔밥 퍼포먼스, 사찰음식 실습특강이 이어졌다. ‘오계 선명상’과 ‘다선일미 선명상’ 등 마음의 평안을 돕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올해 축제의 화두는 ‘일상의 식탁에서 만나는 사찰음식’이었다.

봉녕사 주지 진상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이 출품된 사참음식을 평가하고 있다. 
봉녕사 주지 진상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이 출품된 사참음식을 평가하고 있다. 
출품된 사찰음식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들.
출품된 사찰음식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들.

행사의 시작은 사찰음식 경연대회가 알렸다. 사찰음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인 청정(淸淨)·유연(柔軟)·여법(如法)의 정신을 음식 한 상에 어떻게 구현하는지가 관건이었다. 깨끗한 재료와 정성, 먹는 이를 편안하게 하는 조리, 가르침에 맞는 정신을 두루 살피는 자리였다.

이른 오전부터 경내 육화당은 경연 준비로 분주했다. 10개 팀이 참가해 봉녕사 사찰음식 교육시설 ‘금비라’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펼쳤다. 참가자들은 ‘가을, 산사의 식탁’, ‘오색 가을 채소 한 상’ 등 저마다의 주제로 계절의 빛깔을 담은 정갈한 음식을 선보였다.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의 ‘콩 한 알에서 시작된 공양’을 주제로 한 메인 전시도 관람객을 맞았다. 장인 동원스님과 주호스님의 특별전시도 함께 마련돼 사찰음식의 깊이와 다양성을 보여줬다.

주지 진상스님과 율주 적연스님, 명장 선재스님 등 심사위원들은 각 팀이 차려낸 음식의 재료와 조리법, 맛, 상차림을 세심하게 살폈다.

진상스님은 “참가팀 모두 뛰어난 실력을 보여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았다”며 “사찰음식 본연의 정신에 충실했는지, 식재료를 알맞게 선택하고 사용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진상스님은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가장 큰 부자라는 ‘지족제일부(知足第一富)’의 정신도 강조했다. 스님은 “필요한 만큼만 취하고 욕심내지 않는 공양의 정신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했다.

주지 진상스님과 율주 적연스님,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을 비롯해 김준혁·김영진 국회의원, 이재준 수원시장, 김미경 수원시의회 의장 등이 주걱을 들고 비빔밥을 함께 비볐다.
주지 진상스님과 율주 적연스님,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을 비롯해 김준혁·김영진 국회의원, 이재준 수원시장, 김미경 수원시의회 의장 등이 주걱을 들고 비빔밥을 함께 비볐다.

 

봉녕사 사찰음식대향연을 상징하는 비빔밥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흰 쌀밥에 여러 빛깔의 나물이 어우러지듯 서로 다른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자는 의미를 담았다.

경내 특설무대에 놓인 대형 가마솥 앞에는 봉녕사 스님들과 지역 인사들이 함께 섰다. 주지 진상스님과 율주 적연스님,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을 비롯해 김준혁·김영진 국회의원, 이재준 수원시장, 김미경 수원시의회 의장 등이 주걱을 들고 비빔밥을 함께 비볐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사찰음식을 맛보며 자신과 자연, 인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더 많은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이 사찰음식을 접할 수 있도록 수원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찰음식을 가정의 식탁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 실습특강도 관심을 모았다. 우화궁 앞 야외무대에서는 선재스님이 두부와 우엉을 활용한 김밥 만들기를 지도했다. 
사찰음식을 가정의 식탁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 실습특강도 관심을 모았다. 우화궁 앞 야외무대에서는 선재스님이 두부와 우엉을 활용한 김밥 만들기를 지도했다. 

사찰음식을 가정의 식탁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 실습특강도 관심을 모았다. 우화궁 앞 야외무대에서는 선재스님이 두부와 우엉을 활용한 김밥 만들기를 지도했다. 

참가자들은 김 위에 밥을 얇게 펴고 두부와 우엉, 당근, 시금치 등을 차례로 얹어 김밥을 말았다. 선재스님은 재료를 고르고 손질하는 법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자연이 베푼 수고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뜨거운 햇볕을 견디며 자란 채소와 땅속에 뿌리를 내린 식재료 하나하나가 자연과 인간의 삶을 잇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양의 의미도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풀었다. 음식은 몸을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기억과 마음까지 잇는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해준 음식을 떠올리면 어린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나듯 음식에는 사람의 정성과 추억이 함께 담긴다고 설명했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부터 이어진 탁발 전통을 재현한 ‘스님들의 탁발순례’는 수행의 본뜻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봉녕사 스님들이 발우를 들고 경내를 천천히 걸으면 신도들이 합장하고 공양물을 올렸다.

탁발에는 평등과 하심, 자비의 정신이 담겨 있다. 봉녕사에 따르면 부처님 당시 수행자들은 빈부를 가리지 않고 공양을 받았다. 누구에게나 공덕을 지을 기회를 열어두기 위해서였다. 왕자의 지위와 부귀를 내려놓고 걸식을 택한 부처님의 모습에는 자신을 낮추는 하심이, 공양을 매개로 사람들과 만나 진리의 길을 전하는 데에는 자비가 깃들어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스님들은 우화궁 부처님 진신사리 금탑을 출발해 법당 어간 길을 따라 걸었다. 신도들은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춘 뒤 발우에 공양금과 공양물을 올렸다. 이날 모인 공양물과 보시금은 봉녕사 어린이법회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회향할 예정이다.

봉녕사는 음식뿐 아니라 마음을 돌보는 시간도 마련했다. ‘오계 선명상’, ‘다선일미 선명상’, ‘소리 선명상’ 등을 통해 참가자들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평안을 되찾을 수 있도록 했다.

행사에 참가한 나인화 씨는 “평소 자연식을 실천해 사찰음식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스님들은 음식을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해 찾아왔다”며 “스님의 말씀을 하나하나 들으면서 미처 몰랐던 점도 새롭게 배웠다”고 말했다.

봉녕사 사찰음식대향연은 10일에도 이어진다. 사찰음식 경연대회 시상식과 사찰음식 실습특강, 앙상블 쪽빛바다 공연 등이 마련된다. 수행자의 공양에서 출발한 사찰음식이 건강과 절제, 나눔의 가치를 품은 생활 음식으로 넓게 뿌리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사찰음식대향연을 찾아가고 싶다면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236-54에 위치한 봉녕사로 향하면 된다. 대중교통(버스)을 이용할 경우 ‘경기남부경찰청·봉녕사’ 정류장에서 내려 걸어가면 된다. 문의는 봉녕사 종무소 (031)256-4127, 242-5412.


( 불교신문 2026.1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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