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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혐오 걷어낸 자비의 죽비”...진경스님(37기)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26-10-19 20:18
조회 : 3  

행동하는 자비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② 지지와 연대가 만들어 낸 변화

이주노동자 죽음에 사과 이끌어
유가족 지키며 특별법 제정 성과
잇단 지원 요청…예산 확충 과제

2024년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며 희생자 영정을 품에 안고 거리를 걷고 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2024년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며 희생자 영정을 품에 안고 거리를 걷고 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내년 출범 15주년을 맞이하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소외된 약자 보호의 최전선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다. 무관심 속에 묻힐 뻔한 이주노동자 산재사망 사건에 기업의 공식 사과를 이끌어내고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견인하는 등 굵직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장에서 울려 퍼진 이들의 목탁 소리는 차별과 불평등 혐오를 걷어내고 우리 사회를 일깨우는 자비의 죽비가 되고 있다.

충남 아산 KTX 복선화 공사 현장에서 숨진 미얀마 노동자 아웅민우 씨 산재 사망 사건은 올해 사노위 연대활동이 거둔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사노위는 추모기도회와 매일 이어간 1인 기도, 교섭 참여를 통해 시공사의 공식 사과와 배·보상, 재발 방지 대책 합의를 이끌어 냈다. 특히 합의문에는 불안정한 고용과 언어 장벽 등 이주노동자를 산재에 취약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잊힐 뻔한 안타까운 죽음을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결실로 이어지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7월1일 사건 발생 후 연대를 시작한 지 3주 만에 거둔 성과다.

사노위의 활동 발자취는 노동과 인권, 빈곤, 참사 현장을 아우른다. 2012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위한 100일 십만배 기도를 시작으로 KTX 여승무원 복직 중재, 콜트콜텍·파인텍 등 장기 농성 현장에 적극 연대했다. 또한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김용균 노동자 산재 사망, 한국마사회 문중원 기수,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건 등 약자들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도 불교적 실천으로 함께하며 문제 해결의 물꼬를 텄다.

사회적 참사의 현장에서도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행보는 지속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과 3000배 기도를 올렸고,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을 촉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에 나섰다. 이태원 참사 이후 사노위는 유족들의 의지처가 돼 왔다. 유가족과 손을 잡고 서울광장 분향소부터 국회까지 삼보일배로 걸었으며, 영하 11도의 혹한 속에서도 눈 쌓인 국회 주변에서 오체투지와 기도를 이어간 끝에 2024년 5월 특별법 제정을 성취해냈다. 이태원 유가족들은 사노위의 헌신과 노력이 큰 힘이 됐다며 2024년 3월 감사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아울러 퀴어퍼레이드 참가 등 성소수자 권익 향상을 위한 활동을 2014부터 진행하고 있고, 2013년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등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쉼 없이 이어가고 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참사 직후부터 가장 많이 다가와 연대하고 위로해준 곳이 사노위”라며 “전국 곳곳의 현장에서도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연대가 얼마나 소중한 힘이 되는지 느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쌓아 올린 신뢰만큼 연대 요청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인해 환경·기후 문제 등 점차 다양해지는 사회적 이슈를 깊이 있게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현장의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과 안정적인 예산 확보 등 종단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총무원 사회부장 진경스님은 “사회적 약자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하는 사노위의 활동은 부처님의 자비 정신을 우리 사회 속에서 구현하는 소중한 실천”이라며 “어려운 이웃의 곁을 지키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이야말로 한국불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불교가 우리 사회에 더욱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사노위가 소외된 이웃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우리 사회의 아픔을 보듬는 역할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불교신문 2026.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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