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강의를 듣고 쓴 후기입니다.

승가교육의 새로운 도약이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첫 문을 열었다.

조계종 기초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종단 교육법 시행에 따른 승려교육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승가수행학”이라는 커리큘럼을 개설하게 된 것이다.

이는 출가수행자로서 현대사회에서 종단의 3대 목적사업인 도제양성, 역경, 포교를 위한 학문 기초적 이론과 실천 방법을 다양한 분야에서 학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매주 강의는 팀티칭의 형태로 각 분야별 전문가를 초빙하여 진행된다.

9월 7일 금요일, 동국대학교 불교학부에 재학 중인 67명의 학인 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불교 조계종 승가대학원장을 역임하고, 현 고시위원장이신 지안스님을 모시고 첫 강의가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동문 위원장 장적스님과 불교대학장인 계환스님, 백상원과 혜광사의 각 학감스님들이 자리하여 이 커리큘럼에 대한 큰 관심과 후학을 생각하는 깊은 마음을 표했다.

지안스님은 전통 강원에서 배우는 이력과목의 종류 및 대의를 종횡무진으로 설명하고, 더불어 각 경전의 내용을 함축해 놓은 사구게를 여러 가지 비유와 생생한 일화를 통해 이해를 도왔다. 특히 각 경전의 대의와 사구게는 그 경전의 핵심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전체 뜻을 다 섭수하기 위해서는 이의 뜻을 꾸준한 수행과 공부를 통해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경전의 본 뜻을 바르게 이해했다면 ‘앎’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바탕으로 지혜가 발현되고 행으로 나타나야 비로소 부처님의 말씀을 알고, 실천하는 진정한 수행자로 거듭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나아가 소승경전을 폄하하는 것은 대승경전의 진정한 가르침이 아니며, 대승경전의 본질을 잘 알아야 하고 치우친 견해를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경전을 보는 바른 안목을 학인스님들에게 심어주고, 경전의 본의를 꿰뚫어볼 수 있게 함으로써 후학들을 바른길로 인도하고자 하였다.

또 중생심은 허구이지만 실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번뇌가 생기는 것이고, 일체 만물은 보는 이의 눈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즉,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곧 공(空)이고, 공을 볼 줄 아는 것이 반야바라밀이며 이는 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의 참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출가수행자’는 삭발염의를 하여 겉모습의 변화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여 정신적인 변화, 마음의 변화가 함께 있어야만 진정한 수행자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은 후학들의 가슴에 경종을 울렸다.

이번 강의를 통해 학인스님들에게는 다시 한 번 경전의 내용과 의미를 되짚어보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경전을 보는 안목을 정립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수행자로서의 역할과 본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한 학기 동안 진행 될 “승가수행학”의 다양한 교육과 강의를 통해 훌륭한 인재가 양성되고, 승가교육 과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혜광사 진석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