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ID/PW 찾기 |공지사항 | 자유게시판  
홈 > 동문_동문마당 > 동문지를위한동문게시판
     동문지를위한동문게시판 입니다.
참 아름다운 세상 도업 스님(석림9기 동문회 이사, 동국대 명예교수)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10-03-26 17:12
조회 : 2,867  

새벽 5시경 절 뒤에 있는 장산에 올라갔다. 사방이 온통 깜깜했다. 6시쯤 되었을까? 해운대 바다 저쪽에 훤하게 아침 햇살이 밝아 온다. 두어 달 전 동지 때만 해도 아직은 깜깜한 시간이었는데, 그 사이 해가 이렇게 길어졌단 말인가. 연기(緣起)의 법칙성에 놀라며 새삼 마음을 다시 챙겨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위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작은 소리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나무가 있고 떡갈나무가 있고 이름 모를 잡초들이 여기저기에 있음을 새삼 보게 되었다. 그 뿐인가. 천년을 하루같이 바위와 돌은 여기에 이렇게 있었고, 수많은 돌과 모래알들도 여기에 이렇게 있어왔다. 저것들은 그저 아무렇게나 그렇게 있는 것이 아니다. 自足과 自尊의 꽃으로 자기의 분수를 꼿꼿하게 지키며 풋풋하게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해가 떠오르자 온 산에서 오케스트라의 화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찌르륵- 찍 찌르륵- 찍 하고 이름 모를 새들이 노래를 시작한다. 풀내음이 언뜻 스쳐간다. 어느새 봄이 코앞에 와 있는가 보다. 그때 청솔모 한 마리가 불이 난 듯 내 앞을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나는 문득 깨달았다. 아- 여기가 불국토로구나. 이것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화엄(華嚴)의 세계로구나. 화엄의 세계란 갖가지 꽃으로 장엄된 아름다운 세계라는 뜻이다. 그래서 화장장엄(華藏藏嚴)의 세계라고도 한다. 모래알과 돌과 바위, 온갖 잡초와 나무와 새들과 내가 지금 서로 어우러져 화장장엄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20년을 넘게 이 산을 오르내렸다. 그러면서도 저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전연 알지 못했다. 여기 있는 수많은 잡초와 모래알과 생명체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저것들도 나와 똑 같은 가치와 자격, 自足과 自尊의 존재로 여기에 이렇게 있었다는 사실을 전연 알지 못한 채 지내왔다.

그렇다. 우리들 모두가 어우러져서 이 장산을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이 장산의 일부요 장산은 또한 나의 다른 모습이다. 그런데 어찌 이 장산의 공기와 물, 나무와 바위 그리고 여기에 살고 있는 생명체를 쉽게 오염시키거나 파괴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곧 내 몸을 오염시키는 짓이요 나의 이 몸뚱이를 파괴하는 행위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연기의 법칙에서 보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나라와 이 지구와 이 우주 법계는 장산의 다른 모습이요 나의 일 부분이다. 그런 줄 알고 보니 지금 여기는 참 아름다운 세상이다. 지금 여기가 그대로 불국토(佛國土)다.

 

도업스님 : 불교문화대학장 겸 화엄 법계사 회주.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2012년 1월 16일 … 02-16
동국대학교 백상… 02-16
전 총무원장 지… 01-16
2012학년도 석림…
대내외적인 원만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격려와 동참 부 탁드립니다 10-20
2011학년도 소임… 02-05
2011학년도 석림… 02-05
경주 석림회 소식 04-29
서울특별시 종로구 견지동 우정국로 67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관 3층 TEL : 02-733-8985, 070-7769-8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