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도시에 유래없는 봄 없는 여름이 이내 다가왔습니다. 1학기도 벌써 반 이상이 지나, 눈을 비비고 달력을 한번쯤 더 보게 됩니다만. 많은 일들이 놓은 화살처럼 흘러갔습니다. 중간고사 즈음한 바쁜 시기에 석림회 대중들이 하루 종일 버스에서 덜컹대며 조계사에 올라가 정부의 4대강사업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 태양 아래의 기억의 한편에는 연례행사이지만. 부족하나마 2010 수계대법회에서 1초의 찡그림을 기쁘게 생각해주는 사랑스러운 학생들을 연비해주는 영광(?)도, 부처님 오신날 이전. 제등행렬을 이끌며 스스로의 법등(法燈)을 점검하는 한편 아름다움에 취한 봄 밤의 기억도 아련합니다. 올해는 불교도의 축제 '심명제'가 여러 사정으로 열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가을로 연기된 바 있는 작년과 달리 천안함 사건 이후라는 시기적 난감한 속에서도 임석대동제는 절제, 한편의 여유와 열정을 보여준 덕분에 '승가'이며 '대학생'인 우리들 역시 언제나 개최하던 '다실'부스를 내진 않았지만. 무한한 열정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기쁜 부처님 오신날 이틀 후 전해진 믿을 수 없는 비보는 석림회 대중들에게, 아니 학교 구성원들에게 망연자실한 슬픔을 안겨다 주었습니다만 대중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동문 스님들.학교 측.학생들의 마음들이 모여서 정각원에서 석림회장(葬)으로 장례가 엄수되었습니다. 돌아가신 스님께서 생사를 염두에 둔 사문들인 우리에게 던져준 화두 덕분에. 다시 공부에 매진하고 있으니, 천상. 사바에 다시 돌아오실 모양입니다. 아침해가 빨라지고. 곤충들의 울음소리가 점점 귀에 들어옵니다. 아.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