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대학교(총장 윤재웅)가 선승이자 시인,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스님의 <님의 님의> 침묵 탈고 100주년을 맞아, 내년까지 스님의 정신을 선양하는 기념사업을 다채롭게 추진한다. 스님의 수행과 학문의 중심 도량인 오세암 대장전 복원 불사가 눈길을 끈다.
동국대 산하 기관인 만해연구소(소장 전한성)는 9월5일 강원도 인제군 만해마을에서 ‘만해 한용운 <님의 침묵> 탈고 100주년 기념식’을 열고 이같은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탈고 100주년 기념식서 선양사업 계획 공개


만해스님이 1925년 8월29일 설악산 오세암에서 <님의 침묵> 탈고를 마친 것을 기념해 열린 이날 행사에서, 동국대는 스님이 출가하고 활동했던 무대인 백담사와 오세암이 자리잡은 인제군과 협력해 문화예술·전시·공연, 학술·교육·강연, 불교·역사·탐방을 아우르는 기념사업을 <님의 침묵> 출간 100주년이 되는 내년까지 진행한다.
동국대와 인제군은, 이날 ‘만해 한용운 인문학 아카데미’로 기념사업 시작을 알렸다. 인제군 평생교육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아카데미는 이날부터 오는 11월까지 총 16회 진행된다. 만해스님의 문학과 사상을 아우르는 이론 강의와 더불어 탐방과 창작 등 체험 활동의 장도 마련된다.
전한성 만해연구소장은 “만해 한용운을 주제로 하는 융합 평생학습 ”이 이번 아카데미의 목표라고 설명하고 “이론과 현장 체험이 어우러진 통합협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또한 동국대는 최근 <만해 한용운, 도올이 부른다>를 출간한 동양철학자 도올 김용옥을 10월11일 만해마을로 초청해 강연을 개최하고, 같은날 만해 시 ‘복종’에 곡을 붙인 창작곡도 공개된다. 25현 가야금을 중심으로 하는 현악 4중주 공연에서 이정표 대경대 교수와 전문 연주자들이 연주한다.
◆출간 100주년인 2026년...오세암 대장전 복원 불사 등

<님의 침묵> 출간 100주년이 되는 2026년에는 선양 사업이 본격화된다. 이 가운데 만해스님의 수행과 학문의 중심 도량인 오세암 대장전 복원 불사가 눈길을 끈다.
이날 사업계획을 설명한 김윤길 인제군대외협력관은 “대장경이 보관 돼오다가 한국전쟁 때 소실된 오세암 대장전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복원 불사 기공식과 해인사 대장경 인출본(印出本)을 이운하는 행사를 내년 5월 전후로 진행해 오세암을 법보도량으로 재정립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만해마을과 백담사, 오세암을 잇는 20km 길을 ‘만해의 길’로 조성하는 사업도 있다.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라는 님의 침묵 시 구절에서 착안해 단풍나무 숲을 조성해 걷기 좋은 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제군 ‘만해의 길’을 중심으로, 만해스님 행적이 남아있는 지자체와 협력해 ‘만해로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만해스님 생가가 있는 충남 홍성군, 스님의 서울 거처인 ‘심우장’이 위치한 서울 성북구, 스님이 수선안거한 도량인 강원 고성군 건봉사를 잇는 불사다.

이밖에도 동국대와 인제군은 만해 시를 랩과 노래 등으로 표현하는 영상 콘텐츠 페스티벌,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민족 화합·통합 음악회, 국제 학술대회 등 다방면에 걸친 사업을 기획한다.
이에 더해 인제군 주민과 함께하는 축제도 펼쳐진다. 내년 여름 인제군 곳곳에서 ‘만해의 사자후’ 창작 판소리 공연과 주민 노래경연이 마련된다.
만해스님의 작품을 활용한 이같은 문화행사는 국민 누구나 만해정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날 윤재웅 동국대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님의 침묵> 기념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윤 총장은 한국불교의 모순과 부조리 그리고 개척해야 될 점에 대해서 내적으로 응전을 하던 스님은 부처님의 고귀한 말씀을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할 방법으로 문학을 선택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88편의 기적 같은 시가 엮인 <님의 침묵>에는 대기설법(對機說法)을 위한 스님의 방법론적 고민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문인으로서의 스님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 윤 총장은 9월6일 만해연구소 관계자들과 함께 백담사와 오세암을 찾는다. 불교 명절인 ‘우란분절’이기도 한 이날 윤 총장은 오세암에서 거행되는 탈고 100주년 기념 다례재에서 만해스님 선양 사업이 국민들의 관심과 호응 속에서 원만히 진행될 수 있기를 발원한다.
권영민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은 "만해스님은 우리민족 전체의 영원한 스승"이라며 "특히 백담계곡에서 2년간 집필한 님의 침묵은 삼일운동에 참여했다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3년에 가까운 영어생활을 마친 뒤에 돌아와 만들어낸 새로운 언어"라고 평가했다.
최상기 군수도 “선사께서 써내려간 시에는 나라 잃은 절망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희망과 자유와 평화를 향한 기도가 담겨있다”며 “인제군에서도 만해선사가 전하신 뜻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만해 아카데미 개강...“만해정신 세계에 알려져야”

이날 기념식 종료 후 ‘만해 한용운 인문학 아카데미’ 1강이 진행됐다. 이날 김광식 전 동국대 특임교수는 ‘만해스님은 어떤 인물인가’를 주제로 강의했다. 만해스님을 주제로 70여편의 논문과 6권의 저서를 출간한 김 교수는 독립운동가, 스님, 작가로서의 만해를 조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만해스님의 정신이 세계적으로 알려질 필요가 있다며 “스님의 작품과 생애를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해 보급하자”고 제안했다.

만해 아카데미는 이날 이후부터는 인제군 기적의 도서관에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열린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인제군 관계자는 앞으로 지역 주민 누구나 만해스님의 삶과 사상을 설명할 수 있도록 문화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기념식에는 조계종 연구소장 원철스님, 윤재웅 동국대 총장, 최상기 인제군수, 권영민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 전한성 동국대 만해연구소장, 정충래 만해마을원장, 김윤길 인제군대외협력관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