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 법난 피해자인 삼보 스님(삼척 기원정사 주지)이 8월 23일 한국일보 12층 송현클럽에서 열린 ‘법난 피해자 증언 보고회’의 마지막 증언자로 나섰다가, 법난의 진상을 촉구하며 할복을 시도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법난 당시 오대산 상원사 주지였던 삼보 스님은 10·27법난 당시 군부와 삼청교육대 등에서 겪은 고문과 구타 등에 관한 증언 말미에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입은 상처를 보여 주겠다”며 상의를 벗은 뒤 갑자기 미리 준비해온 길이 15센티미터 가량의 칼로 복부를 3~4차례 그었다. 스님은 “법난의 진상 규명에 종단과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왜 종단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느냐, 정부도 마찬가지”라며 진상 규명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관련 인터뷰 5면
피해자 증언 보고회를 개최한 10·27법난불교대책위원회의 관계자들은 갑자기 일어난 삼보 스님의 할복을 저지하기 위해 단상으로 뛰어 올라 칼을 빼앗았으며 곧바로 119구조대에 요청해 스님을 병원으로 후송했다. 서울대 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치료를 받은 스님은 복부에 생긴 3곳의 상처 50여 바늘을 꿰맸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을 치료한 서울대 병원 담당 의사는 “스님의 상처를 살펴본 결과, 법난 당시의 억울함을 죽음으로써 표현하려 했던 것 같다”는 소견을 밝혔다. 스님은 현재 법난 당시 삼청교육대에서 입었던 후유증을 치료해 온 한양대학교 부속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태를 지켜 본 법난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 법타 스님은 “법난으로 인해 실추된 한국 불교의 치욕을 깨끗이 씻는 일에 당시 아픔을 당했던 스님들과 몇몇 종도들이 나서고 있는 현실이 이어지다 보니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면서 “이제라도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종단이 팔을 걷어 부쳐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