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지율스님께 남은 건 '죽음' 뿐이라고,
어쩌면 이렇게도 모질 수가 있느냐고,
어쩌면 이렇게 지독할 수 있느냐고,
그저 실낱같은 숨을 쉬는 스님을 탓해 봅니다.
그러나 스님은 말했습니다.
나를 보지말고
내가 가리키고 있는 곳을 봐달라고 말입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스님을 보고서야,
이제야 스님이 가리키고 있는 곳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1월 30일로 96일째 단식하고 있는 지율 스님이 거처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정토회관으로 옮겼다.
도법스님과 법륜스님 등은 30일 오전 11시, 서초구에 위치한 정토회관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율스님을 어렵게 설득해 단식장소를 정토회관으로 옮기게 되었다"며 스님의 거처를 정토회관으로 옮겼음을 밝혔다.
도법스님과 법륜스님, 박영관 도롱뇽소송인단 대표, 이수일 전교조위원장, 이동훈 신부 등이 함께 한 자리에서 법륜스님은 "지율스님은 초인적인 힘과 생명살림의 원력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개인과 전체를 위해 안정된 공간으로 지율스님을 모시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이를 위해 병원으로 모실것도 고려하였으나, 지율스님의 완곡한 의지로 정토회관으로 모시게 되었으며, 지율스님이 목숨을 다하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끝까지 지율스님을 보호하겠다"고 지율스님을 모시게 된 배경을 밝혔다.
도법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는 정부대로 종단은 종단대로 시민단체는 시민단체대로 최선을 다 했는데도 문제는 풀리지 않고 한 수행자의 목숨은 경각에 달려있는 게 현 상황"이라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정부와 시민단체, 지율 스님 모두가 마음을 녹이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지율 스님의 외침에 정부와 시민사회, 국민이 공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여기에 스님도 공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율 스님이 잘못 되었을 경우 생명의 가치를 경시하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상실감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국가가 절대적 가치인 생명을 존중받고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면 사회 구성원들의 국가와 사회에 대한 불신과 문제의식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호소와 여망을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공명을 촉구했다.
한편, 천주교환경연대 공동대표인 이동훈 신부는 호소문에서 "인간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100일 가까운 지율 스님의 단식을 보며 사람들은 이제 남은 것은 죽음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부는 갈 때까지 가보자며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옳다 그르다는 판단보다 꺼져가는 생명의 아픔을 바라봐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결단은 국민들 마음의 불신과 절망을 화합과 희망으로 만들어갈 것"이라며 "생명에 대한 현 정부의 결단을 통해 우리도 위대한 정부와 지도자를 갖고 있다는 희망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나고 질의응답을 통해 법륜 스님은 "어제(29일) 저녁늦게 지율스님은 정토회관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지율스님은 현재 단식을 멈출수 없다는 상황이다"라며 지율스님의 근황을 밝혔으며, 또한 "경부고속철도의 천성산 관통터널 공사의 절차적 문제는 누군가는 이야기해야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단식을 멈출수 없다는게 지율스님의 의지이다"라며 지율스님이 계속 단식을 이어갈 것을 밝혔다.
지율스님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지율스님의 정신력이 워낙 강해 43일간 매일 3,000배를 진행하였고, 천성산을 400여회 이상 올랐으며, 4차례에 걸쳐 200여일이 넘는 단식을 하고 있다"라며, 지율스님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조금씩 하는 등 절체절명의 순간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복불가능한 경계의 문제는 현재 알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회복불가능한 경계를 넘어선 것이 아닌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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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이 끝나고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지율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