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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특집/ 휴가 때 볼만한 경전 - 법문집 5選 0
 작성자: 석림동문회  2009-08-10 17:35
조회 : 5,893  

여름휴가라고 무작정 떠나고 볼 일은 아니다. 부처님 가르침이 담겨있는 불서(佛書)를 읽으면서 자기의 마음을 바로보고 마음의 중심을 찾아 떠나는 ‘참 여행’이 더욱 필요할 때다. 사진은 참선수행을 하는 스님들의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복잡 다난하던 업무를 잠시 접어두고

      번뇌 씻어낼 ‘불서의 바다’로 떠날까”

올여름 휴가는 이른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대세를 이룬다고 한다. ‘Stay(머무르다)’와 ‘Vacation(휴가)’의 합성어로 경기침체 여파로 수입이 줄면서 집 가까이서 휴가를 보내려는 경향을 뜻하는 신조어다. 휴가기간 동안 지난 반년을 돌아보며 재충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특효약은 역시 ‘책’이다. 본지가 선정한 10권의 불서(佛書)를 통해 마음을 다잡아주는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지혜 사랑의 말씀’ 귀로 듣듯 생생

  아함경  마스터니 후미오 지음 / 현암사

불교의 근본성전이다. 부처님이 열반에 든지 석달이 지나, 마가다국의 수도 라자가하(王舍城)에 모여 부처님이 남긴 가르침과 계율을 결집한 결과다.

이단 사설이 만연되기에 앞서 바른 가르침을 확립해 두고자 한 것이 <아함경>이다. <아함경>을 읽노라면 부처님의 모습을 눈으로 우러러보고, 말씀을 직접 귀로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함경>에 나타난 문답식 방법을 후세 사람들은 대기설법(對機說法)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의 소질과 문제, 때로는 그 장소와 시기에 따라 거기에 적절하도록 자유로이 설한 까닭이다.

책은 다소 잡다한 듯한 내용이 뜻밖에 정연하고 단순한 원리에 의해 일관되고 있음을 알게 한다. 그 원리란 무엇일까. 그것을 한마디로 말하면 부처님이 보리수 밑에서 깨달은 진리, 즉 정각(正覺)의 내용임이 분명하다. 부처님은 공리.공론을 배척하고 어디까지나 사람에 따라, 문제에 따라 말함으로써 사람들이 현실생활 속에서 그것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부처님 특유의 설법방식이다. 따라서 정각의 원리가 몸에 배어 그것을 생활 속에서 살려낼 수 있게 될 때, 그것이 바로 지혜다. 저자 마스터니 후미오가 <아함경>의 부제를 ‘지혜와 사랑의 말씀’이라고 붙인 이유다.

그릇된 마음 항복 받는 법 배워볼까

 생활속의 금강경  우룡스님 강설 / 효림

근대의 고승인 석두스님의 가르침. ‘밤에 꿈이 있는 자는 들어가지 못한다.(夜有夢者不入) 입에 혀가 없는 자는 마땅히 머물러라.(口無舌者當住)’

해석하면 “밤에 꿈이 있는 자는 금강경의 법문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입에 혀가 없는 자라야 금강경의 세계에 머물 수 있다”는 뜻이다. 울산 학성선원 조실 우룡스님은 “지금 이 순간의 그릇된 마음을 항복받는 방법을 설하여 깨달음의 마음, 지혜로운 마음, 보리심 속에서 행복하게 살도록 인도하는 것이 금강경의 가르침”이라며 “그 가르침에 따라 실천하면 참으로 복되고 지혜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에게 물었다. “어리석은 중생들이 어떻게 그 마음을 유지하고 그릇된 마음을 항복받아야 됩니까?” 그러자 부처님은 “선남자 선여인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다음에는 마땅히 이와같이 그 마음을 유지하고, 이와같이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하느니라”라고 답했다. 수보리 존자는 “어떻게 그 마음을 유지하고 항복받습니까?”라고 되묻고, 부처님은 같은 대답만 되풀이했다. 이 장면에 대한 우룡스님의 해석은 명쾌하다. “그 마음을 내었을 때처럼 지키고, 그 마음을 내었을 때처럼 실천하라는 것이다.”

성철스님 백일법문 체계적으로 담아

 백일법문  성철스님 지음 / 장경각

‘양변을 버리면 두 세계를 비추게 되는 것(雙照二諦)’이다. 다 비춘다는 것은 서로 통한다는 뜻이니 선과 악이 통하고 옳음과 그릇됨이 통하고 모든 상극적인 것이 서로 통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둘이 아닌 법문(不二法門) 이라고 한다. 자자대사는 이같은 중도의 의미를 깊이 새겨 이같이 표현했다. ‘마음이 이미 맑고 깨끗해지면 양변을 다 막고, 바르게 중도에 들어가면 두 법을 다 비추느니라.(心旣明淨에 雙遮二邊하고 正入中道에 雙照二諦니라.)’

중도의 원리에 대한 위와 같은 설법은 성철스님의 법어집 <백일법문, 1992년刊>에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성철스님이 해인사에서 법문한 내용을 스님의 제자들이 훗날 정리하여 체계적으로 편집한 책이다. 해인총림 방장으로 취임한 성철스님이 1967년 동안거를 맞이하여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그해 12월4일부터 이듬해 2월까지 설법을 했는데, 이를 통상 백일법문이라고 한다.

성철스님은 이 법문에서 선교(禪敎)가 ‘중도’의 이치를 관통하고 있음을 보이기 위해 원시불교, 중관, 유식, 천태, 화엄, 선불교에 이르기까지 각 불교사상에서 ‘중도’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를 풀어냈다. 성철스님의 중도법문은 계속된다. 마조스님의 제자 대주스님의 말을 빌었다. ‘마음에 이미 양변이 없으면 가운데(中)도 또한 어찌 있을 것인가. 다만 이렇게 얻은 것을 중도(中道)라 이름하니 참으로 여래의 길이니라.’ 성철스님의 육성법문을 듣는 듯 생생한 스님의 설법이 이어진다. “내가 법문할 때마다 중도, 중도하니 어디 말뚝 박히듯이 박혀있는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나 자로 선을 긋듯이 분명하게 한가운데라는 것이 아닙니다. 가운데에 설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것도 집착이며 변견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기존 불교관 정면으로 문제제기 눈길

 바웃드하 불교  나카무라 하지메, 사이구사 미쓰요시 공저 / 김영사

세계적인 불교학자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 전 도쿄대 교수와 사이구사 미쓰요시(三枝充悳) 니혼대 교수가 공동으로 집필한 ‘바웃드하 불교’는 기존의 불교관을 정면으로 문제제기한 획기적인 책이다. ‘바웃드하’는 산스크리트어 ‘Buddha’, 불타를 신봉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책 제목을 ‘불교’라 하지 않고 ‘바웃드하’라고 붙인 것은 ‘불교’ 용어가 서양에서 도입돼 ‘불교’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았기 때문. 불교라는 용어는 일본 메이지 유신 이후 서양에서 들여온 개념이다. 이는 서양 기독교에서 말하는 종교에서 파생했다. 서양의 종교 ‘religion’은 신과 인간을 매개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필자는 그래서 “바웃드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는 뜻에 그쳐야 하며 현대의 종교개념을 적용시켜서는 안된다”며 “부처님은 당신이 획득한 진리를 특별한 교리로 정리하여 도그마할 마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우리가 소홀히 해오거나 상식선에서 알고 있던 ‘불교가 무엇인가’에 관해 집요하고 폭넓게 여러 문헌을 통해 보여준다는데 있다. 1세기 이상 계속돼온 불교연구를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견해와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어 불교에 관한 입체적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선사들의 간략한 일대기 사상 정리

 선의 황금시대  오경웅 지음 / 경서원

당나라의 여러 선사들을 중심으로 선사들의 간략한 일대기와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6세기에 보리달마가 중국에 도착하면서 중국 선종은 시작됐지만, 그 기초를 견고하게 닦은 사람은 7세기 사람 육조 혜능이었다. 그 뒤를 이어 마조 도일, 석두 희천, 남전 보원, 백장 회해, 황벽 희운, 조주 종심 등의 거물들이 선종의 역사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9세기부터 선종은 여러 갈래로 나눠지기 시작했다. 후대에 이르면서 원래 선종의 생명력이 약해지긴 했지만, 각 종파를 세운 선사들에게서는 여전히 초기의 힘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날까지 선은 그 향기를 잃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본성을 꿰뚫는 직관과 통찰의 힘을 전해주고 있다.

중도(中道)에 대한 명쾌한 해석도 볼거리다. “누가 그대에게 있음의 의미를 물으면 없음의 시각에서 대답하라. 평범한 것을 물으면 성스러운 것을 말하고, 성스러운 것을 물으면 평범한 것으로 대답하라.” 이렇게 두 극단이 서로 도와 중도의 의미가 밝혀진다는 설명이다.

1967년 초판이 발행된 이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선의 텍스트로 남아 있을 만큼 고전이 된 책이다.

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 2548호/ 8월12일자]

2009-08-08 오전 11:16:49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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