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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100년에 부르는 불종자의 노래 0
 작성자: 진관 시인  2006-08-25 08:46
조회 : 5,176  
동국100년에 부르는 불종자의 노래


진관 시인

황토밭에 피어난 한포기 풀이라도 좋다
풀을 안고 살자고 말해도 생명의 꽃이거니
우리가 무엇을 위하여 살아있다고 말하리
임진왜란이 일어나던 날 밤에 보았던 풀

어쩌면 그리도 당당한 몸으로 꽃을 피우고
지난날에 굴곡의 역사를 굴리면서 쏟아진 폭포
그 폭포 아래에 앉아 바라보는 물방울 같은 인연
이것은 분명히 전생에 맺은 인연의 꽃이다
인연을 맺지 않고서는 그 어떠한 꽃도 피울 수 없듯이
동국의 무리들이 일어나 외칠 때가 되어도 외치지 않는 것은
아직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구나

저기 불종자의 노래가 들려오고 있는데
아무도 그 노래를 들으려하지 않고 있으니
여기는 필시 잠에서 아직도 깨어나지 않고 있는 잠꾸러기
언젠가는 삼지창을 들고 조국산하를 누비듯
걸어가야 할 내 국토위에 피어난 풀이다
풀이 바람에 일어나 몸으로 일어나 외친다.

그러나 무지무지한 강철과 같은 철벽을 뚫고 나아갈 힘
그 힘을 기르기 위하여 배고픈 설움도 참고 견디며
1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안고 또다시 100년을 향해
척박한 땅을 굴러 또 굴러 가야할 풀 덩이 뚫고 일어난
여기 피한방울 이라도 소중히 간직한 애기 궁속의 피
그 피를 닦고 또 닦으며 사막 같은 모래밭길을 건어 간다

우리가 이제 아무리 험한 길이라도 이렇게 걸아 갈 다짐하면
앞서 지나갔던 모든 인연 있는 이들의 발자국을 밟고 또 가리라
이것이 또 하나의 소중한 우리들의 인연의 바람이라는 것을
몇 백년 몇 천년이 가도 그 자리에 한포기 풀은
동국이라는 터를 가꾸고 또 가꾸리라
거기에 우리가 말하는 석림이 있다는 것을
동국은 자랑이라도 하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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