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법사단에서는 아주 고무적이고 야심찬 계획을 준비했었습니다.
서울 지역의 대학교 불교동아리를 규합하여 합동법회를 진행하는 것이었는데요,
처음 계획은 뜻이 맞는 2 ~ 3개의 대학이 모여 서로 인연을 맺어 법회를 활성화 시켜보자는 것이었지만,
그것이 심화, 발전되어 결국 모든 대학을 참여 시키는 방향으로 공의가 모아졌습니다.
사실, 그 당시만 해도 모두의 마음이 한데 뭉쳐져 "용기백배, 의욕충만"이었습니다만,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항상 예측할 수가 없는지라
결국 동불연꽃제와 4월 초파일 행사, 태국 베싹대회로 인하여 유야무야 흘러가 버렸습니다.
한 단체의 일이라는 것 또한 언제나 결과만으로 평가되고 판단되는 것이기에
우리 법사단의 이번 합동법회는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우며, 엄밀히 따지자면 변명의 여지조차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행사를 준비하고 실천했다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할 뿐입니다.
법사단의 한 일원으로서, 여러가지 부분을 준비했던 소임자로서
나름대로 아쉬운 점이 많아 서로 함께 생각할 시간을 갖고자 이렇게 어줍잖은 글을 올려봅니다.
우리는 이번 행사의 결과보다도 과정에 대해 다시 한번 되짚어 보아야 합니다.
제가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누구 못지 않게 법사단과 석림회에 애정이 있기 때문이고,
학교 졸업까지의 시간동안은 어찌되었든 석림회와 법사단의 일원으로서 생활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므로
대중스님들께서는 특정 부분을 비난한다거나 매도하는 것이 아님을 충분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안일했던 법사스님들
이번에 참석했던 대학과 인원은 총 7개, 50명으로 당초 예상인원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거의 모든 법사스님들께서는 100명은 충분히 넘지 않겠냐고 장담하셨지만,
결국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참담했을 따름입니다.
대불련 소속 대학은 그렇다 치더라도 최소한 법사단 소속의 대학에서는 어느정도의 인원동원이 되었어야 하지만,
법사스님들의 의식부족과 참여유도의 실패로 결국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학생들이 10명정도 참여하고 군승단에서 약 7명, 동불회와 녹불회에서 10여명정도
참여한 것을 보면 실제로 외부 대학에서 참여한 인원은 30명도 채 안됩니다.
스님들 스스로 각성해야만 합니다.
불법을 구심점으로, 자비와 이타행을 실천하기 위해 구도자의 길을 걷는 것이고,
같은 맥락에서 대학법회 활동을 하는 것인데, 이러한 의식을 가지고 무슨 일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당장 수련회와 2학기 개강법회가 눈 앞인데, 개인적인 심정은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법사단 내부에서의 각성과 개편만이 다음 활동을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2. 대불련과의 공조 실패
현 조계종의 전폭적인 지지와 비호를 받으며 명실상부하게 한국 대학생 포교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대불련.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 수십개의 대학 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불련과의 공조체제는 이번 행사에 있어
어찌보면 당연한 과정이고, 수순이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부처님 법으로 모인 사람들인데, 따로 연락하고 이해를 구할 필요까지 있겠느냐?"라는 스님들의
순수한 마음은 이번 행사를 통해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가 있느냐?, 왜 석림회 스님들이 대학교에 연락해서 이런 행사를 하느냐?"라는
대불련 측의 입장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행사의 취지가 탈색되고 중생을 가엾이 여긴
스님들의 마음이 대불련 측에 '대불련과의 파워게임,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게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참으로 비탄스럽고 앞으로 이네들과 동시대를 살아가야 함에 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3. 행사준비의 미흡
첫 발걸음을 뗐다는 것이 의미를 부여하며 스스로를 위로해 보지만, 냉철히 따져보면 이번 행사의 전반적인 면은
상당히 저급한 수준이었습니다. 법사스님의 섭외, 운동장과 장소 섭외, 시간 안배의 실패,
레크레이션 강사의 수준, 홍보 부족 등.... 언급하자면 더 많은 부분이 있겠지만 이 정도로 추려 봅니다.
우리의 행사가 단발적이고 일회성이라면 그나마 스스로 자위하는 것으로 만족하겠지만,
앞으로 수련회, 2학기 개강법회, 다시 내년, 그 후년을 기약해야 하기 때문에 냉철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시간의 부족을 뼈져지게 절감한 우리는 다음 행사를 준비함에 있어 최소한 한달 전부터
홍보와 섭외 부분이 마무리 되어야 하고 좀 더 수준 높은 양질의 프로그램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경험과 성장을 했습니다.
"실패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결과가 흡족하지 못하다고 해서 이내 포기하고 주저앉아 버려서는 안됩니다.
우리에게는 부처님 법을 널리 펴고 중생을 어여삐 여겨야 하는 나름대로의 소명이 있습니다.
"쉬어가는 젊음, 새로운 도약"이라는 슬로건처럼 이제는 힘차게 날아 올라 다시금 비상해야 할 때입니다.
그 동안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고생하신 법사단 스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화이팅 합시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불하십시요.